50대 실직자의 6시 알람은 울리지 않는다.

6시 알람을 꺼두었다.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던 부지런한 손놀림도 멈췄다. 새벽에 깨어나도 다시 잠들려 애쓰지 않아도 되었다.
회사 단톡방을 나왔다. 업무 카톡 외에는 조용했던 카톡이 주말처럼 내내 조용해졌다.
한 분 한 분 인사 드렸으니 되었다. 산책을 나가다 이제는 출근길이 아니라는 사실에 아려왔다.

회사에서의 낮시간이 벌써 그립다. 아침 인사하는 동료들, 내 이름을 부르며 업무를 요청하는 동료들, 아침마다 가지고 왔던 카페라떼가 놓여진 책상, 문 열어달라 외치던 고양이….

내게는 울타리였던 회사였다.

끼여들기 작정한 차와 접촉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기세가 약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듯 더는 욕심 내어서는 안되었던 걸까. 그런데 나는 브레이크를 제때 잘 밟은걸까?
밥을 먹으러 가는 사거리에서 “엄마”하며 내 눈과 시선을 마주치려는 두 눈동자가 흔들리는 나를 애써 세운다.

주말마다 했던 가사도우미 알바를 할까. 다시 이력서를 넣어볼까 했는데 갑자기 손목 핀 제거 수술 일정이 떠올랐다.
2월에 수술을 하고 3월에는 아이의 입학과 한부모 가족을 재신청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심리치료가 우선이다. 설 연휴 이후로 일정이 잡혔는데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그때 내가 이렇게 대응했더라면 달라졌을까라는 반추는 자책으로 이어졌고 요즘 흔한 말로 편도체가 과도하게 켜져 위험하지 않아도 위험하다고 느껴 비상사태가 된다. 이렇게 반추와 편도체의 하이체킹은 뇌 속에서 무한루프를 돈다.

퇴사하기 전 날, 아이에게 미안하다며 울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회사 짐들을 함께 날랐다.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조잘거렸다. 기운을 주려는 의도와 다르게 엄마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아이의 손을 꼭 잡았다. 따듯한 온기다. 그걸로 되었다.


– ITZM

2026-02-13 에 최초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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