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봄, 알고보니 흔한 풀꽃

봄 풀꽃

푸른 잔디밭에 청춘들의 데이트 하는 뒷모습, 거기 있지 않아도, 내가 주인공이 아니여도 보기만 해도 좋은 봄,
한결 너그러운 바람에 맡아지는 적당한 봄내음, 팔랑이는 머리카락에 얼굴이 간지러워도 웃는다.

남녀
부천 삼정공원에서

출퇴근 하지 않아 낮 시간의 집은 가득 들어오는 햇볕이 풍요롭게 느껴지다가도 동시에 끔찍하기도 했다.
집 안에 갇혀 나는 현모양처다. 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 시절에 들었던 음악조차도 듣지 않게 되었다.


오늘은 병원으로, 도서관으로, 고용복지센터에서 상담센터까지 오가는 버스 안,
창가 바짝 붙어 인천의 거리를 호기 어린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심리상담 선생님이 인천은 “전통시장”이 잘 되어 있다며 모래내 시장을 추천해 주셨고
“우리 3회 남았어요.” 라고 말씀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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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인테리어

화이트 인테리어

자다 깨어 허연 천장을 멍하게 바라본다. 몰딩이 있던 곳은 하얀 페인트 칠을 하여 벽과 비슷한 색을 내려고 노력을 터지만 선명하게 다르게 보였다. 백색과 백아이보리는 큰 차이가 있다.나는 종종 깨어나면 내가 왜 여기 있지? 라는 생경함을 매번 느낀다. 잠들 때에는 주변에 핸드폰, 휴대용 캠핑 조명, 맥북, 안경 2개를 꼭 옆에 둔다. 유튜브 쇼츠에서 외로운 사람들의 특징 … 더 읽기

개나리가 폈다.

강가의 개나리

봄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계절을 핸드폰에 담는다.아무리 잘 찍어 보려고 애를 써도 쨍한 노란 빛이 담기지 않는다. 산책하며 여러 생각들이 오갔다. 내면의 비판자는 끝도 없이 나를 다그치고, 작고 여린 꼬마 아가씨는 불안에 떨며 눈치만 보고 있다.한번도 그 여린 꼬마 아가씨를 다독여준 적이 없었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금이라도 조금씩 달래줘야겠다는 마음은 산책이 끝나 집으로 돌아와 이 글을 … 더 읽기

전남편이 내게 가하는 가장 큰 복수

변호사에게 먼저 연락이 온 건 처음이었다. 대부분 행정적인 말투고 빨리 해치우려는 목소리도 멀치감치 들린다. 혹 무선 전화기라서 그런가요? 라고 묻고 싶을 때가 있다.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 못했어요. 네네~ 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이번 변호사는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공감도 잘하는 편이어서 의아했다. 감치를 원하냐는 했다. (내가 그걸 원할리 없다.) 아이의 권리니까 어른인 내가 나서는 것 … 더 읽기

산책, 동물 다섯 마리 사진 찍기 미션

아이는 ○○까지 등하교를 하고 있다. 근 2시간 거리지만 인천에 이사 와서도 시흥에 있는 교회를 기꺼이 다니니 문제가 되지 않았다.10년을 넘게 똑같은 가방을 메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멀리서도 보였다.“엄마, 산책길에서 동물 사진 다섯마리 찍어 보내~” 매사 긴장해야 했던 사회생활이 끝나고 나니 승모근 통증이 절로 사라졌는데 대신 그 자리에는 우울과 불안이 자리했다. 잠을 잘 못 잤는지 허리가 … 더 읽기

영화, 왕과 함께 사는 남자

아이와 집 근처 CGV에서 왕과 함께 사는 남자를 예매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이후 아이와 보는 두번째 영화다.영화를 보러 가기 전만 해도 손수건을 챙겨야 한다고 했거늘, 주말엔 배차 간격이 넓어지므로 곧 온다는 버스를 놓칠까봐 손수건 생각은 잊은 채 정류장으로 달렸다. 스산한 기운은 부천 롯데시네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죽은 상권에 극장이 들어와 있는 이유가 궁금해져 혼잣말하듯 아이에게 물었다. 극장을 … 더 읽기

일상, 건조기 돌아가는 소리

한적한 평일, 건조기 돌아가는 소리를 1시간 넘게 듣고 있다. 퇴사하고 한 달만에 집순이 루틴에 적응해 버렸다. ‘전기세가 평소보다 더 나오겠구나.’ 일을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으로 이런 저런 시도들을 해보지만, 대부분은 집안 일이고 빌려온 얇은 책들은 1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50대, 이혼녀, 실직자로 가득 채워졌다. 정답을 찾고 싶은 검색 덕이다.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 더 읽기

50대 실직자의 낯선 산책기

해가 있을 때 걷고 싶어 서둘러 긴 모직코트에 얇은 목도리까지 두르고 산책길을 나섰다. 오랫동안 집안에서만 지내는 은둔형은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모른다더니 딱 그 꼴이다.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소리를 내며 불편한 걸음을 하는 장애인이 앞서 걸어가고 있다. 보호자로 보이는 분은 그와는 조금 떨어져 앞서 걷고 있었다. 어쩌다 그와 걸음 속도가 비슷해져 꽤나 긴 코스를 내내 같이 … 더 읽기

병원에서, 일을 안하면 어때요?

시간에 매이지 않아 한적한 병원 나들이, 무직자 답게 여유로웠다. 전정 어지럼증약이 듣지 않는 것인지 전정 어지럼증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인지 약이 소용없는 날이 이틀째 지속되고 있다.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은 생계보다 자기효능감이나 인정욕구를 채울 수 있어서 일을 했을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래왔다. 그게 왜요? 내가 무엇이 되어야만 사랑 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학교 다닐 때에는 공부를 … 더 읽기

실직 이후의 삶, 유튜버?

오늘 유튜브에 첫 영상을 올렸습니다. 3분 영상 하나를 만드는데 반나절을 썼습니다. 물론 첫 영상이라 틀을 잡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습니다. 올리고 나니 자막 위치는 아래로 조금 내려와야겠고 하고 싶은 말 한마디로 뾰족한 주제로 3분 정도의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 하고 싶어요. 편집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도록 하려고 합니다.한부모 가장이 실직하면 생의 위협을 받지만 그래도 일상을 살아내려는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