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 산책

산책을 가면 꼭 만나는 왜가리, 요즘 날이 풀려 더 자주 만난다.가끔 낚시하는 아저씨 옆 나란히 있는 모습을 보면 왠지 벗같이 느껴진다. 오늘은 유난히 강가에 왜가리들이 많이 보였다. 대개는 1~2마리를 만나는데 오늘은 4~5마리나 보게 된다.왜가리는 강을 응시하다가 재빨리 낚아 챈다. 왜가리만의 레이다가 있는 것 같다. 사냥에 성공하는 순간만 볼만하다. 이후에 부리에 끼워진 물고기를 목구멍에 잘 넘기기 … 더 읽기

2026 봄, 알고보니 흔한 풀꽃

봄 풀꽃

푸른 잔디밭에 청춘들의 데이트 하는 뒷모습, 거기 있지 않아도, 내가 주인공이 아니여도 보기만 해도 좋은 봄,
한결 너그러운 바람에 맡아지는 적당한 봄내음, 팔랑이는 머리카락에 얼굴이 간지러워도 웃는다.

남녀
부천 삼정공원에서

출퇴근 하지 않아 낮 시간의 집은 가득 들어오는 햇볕이 풍요롭게 느껴지다가도 동시에 끔찍하기도 했다.
집 안에 갇혀 나는 현모양처다. 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 시절에 들었던 음악조차도 듣지 않게 되었다.


오늘은 병원으로, 도서관으로, 고용복지센터에서 상담센터까지 오가는 버스 안,
창가 바짝 붙어 인천의 거리를 호기 어린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심리상담 선생님이 인천은 “전통시장”이 잘 되어 있다며 모래내 시장을 추천해 주셨고
“우리 3회 남았어요.” 라고 말씀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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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이 내게 가하는 가장 큰 복수

변호사에게 먼저 연락이 온 건 처음이었다. 대부분 행정적인 말투고 빨리 해치우려는 목소리도 멀치감치 들린다. 혹 무선 전화기라서 그런가요? 라고 묻고 싶을 때가 있다.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 못했어요. 네네~ 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이번 변호사는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공감도 잘하는 편이어서 의아했다. 감치를 원하냐는 했다. (내가 그걸 원할리 없다.) 아이의 권리니까 어른인 내가 나서는 것 … 더 읽기

참고서면, 내가 참일까?

하루 종일 참고서면을 작성했다. 증거를 하나라도 더 찾아내겠다는 집요함으로 꼬박 6시간을 PC 앞에 붙어 있었다. 증거서류를 차곡차곡 쌓고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했던 재산명시 리스트를 넘기던 순간, 어제까지만 해도 읽어내지 못했던 그의 궁핍한 처지가, 모든 조사가 끝난 마지막 장에서야 비로소 보였기 때문이었다.

산책, 동물 다섯 마리 사진 찍기 미션

아이는 ○○까지 등하교를 하고 있다. 근 2시간 거리지만 인천에 이사 와서도 시흥에 있는 교회를 기꺼이 다니니 문제가 되지 않았다.10년을 넘게 똑같은 가방을 메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멀리서도 보였다.“엄마, 산책길에서 동물 사진 다섯마리 찍어 보내~” 매사 긴장해야 했던 사회생활이 끝나고 나니 승모근 통증이 절로 사라졌는데 대신 그 자리에는 우울과 불안이 자리했다. 잠을 잘 못 잤는지 허리가 … 더 읽기

영화, 왕과 함께 사는 남자

아이와 집 근처 CGV에서 왕과 함께 사는 남자를 예매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이후 아이와 보는 두번째 영화다.영화를 보러 가기 전만 해도 손수건을 챙겨야 한다고 했거늘, 주말엔 배차 간격이 넓어지므로 곧 온다는 버스를 놓칠까봐 손수건 생각은 잊은 채 정류장으로 달렸다. 스산한 기운은 부천 롯데시네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죽은 상권에 극장이 들어와 있는 이유가 궁금해져 혼잣말하듯 아이에게 물었다. 극장을 … 더 읽기

일상, 건조기 돌아가는 소리

한적한 평일, 건조기 돌아가는 소리를 1시간 넘게 듣고 있다. 퇴사하고 한 달만에 집순이 루틴에 적응해 버렸다. ‘전기세가 평소보다 더 나오겠구나.’ 일을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으로 이런 저런 시도들을 해보지만, 대부분은 집안 일이고 빌려온 얇은 책들은 1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50대, 이혼녀, 실직자로 가득 채워졌다. 정답을 찾고 싶은 검색 덕이다.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 더 읽기

저는 보호자가 없습니다

오늘이 공휴일이 아니라면 한창 출근 준비를 하고 있을 시간이다. 일과의 시작은 건강한 긴장이었다. 일에 대한 기대와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할 수 있는 출근길은 감사한 시간이었다. 가는 길에 라떼를 잊지 않고 라떼를 사 들고 가던 나의 모습이 그립다. 2021년 2월 입사 2022년 11월 변호사 선임 2023년 2월 원룸으로 이사2023년 2월 쿠키양 무지개 다리 건넘2023년 7월 생애 첫 … 더 읽기

50대 실직자의 낯선 산책기

해가 있을 때 걷고 싶어 서둘러 긴 모직코트에 얇은 목도리까지 두르고 산책길을 나섰다. 오랫동안 집안에서만 지내는 은둔형은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모른다더니 딱 그 꼴이다.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소리를 내며 불편한 걸음을 하는 장애인이 앞서 걸어가고 있다. 보호자로 보이는 분은 그와는 조금 떨어져 앞서 걷고 있었다. 어쩌다 그와 걸음 속도가 비슷해져 꽤나 긴 코스를 내내 같이 … 더 읽기

아이의 대학 첫 OT 경험과 부모의 마음

오늘 아이가 합격한 대학에 OT가 있는 날이다. 극성 맞아도 좋았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궁금했고 무엇보다 아이가 다니는 등하굣길이 궁금했다. 차를 갈아타고 30여분을 달려 낯선 ○○에서 내렸다. 우리는 미리 알아둔 한 중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범박동 있는 「차이나 몽 」과 같은 가게인지 궁금해 했지만, 알 수 없었고 중요하지 않았지만 찹쌀 탕수육 맛은 비슷했다. 전남편이 구로에 있는 유명한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