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함께 사는 남자

아이와 집 근처 CGV에서 왕과 함께 사는 남자를 예매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이후 아이와 보는 두번째 영화다.영화를 보러 가기 전만 해도 손수건을 챙겨야 한다고 했거늘, 주말엔 배차 간격이 넓어지므로 곧 온다는 버스를 놓칠까봐 손수건 생각은 잊은 채 정류장으로 달렸다. 스산한 기운은 부천 롯데시네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죽은 상권에 극장이 들어와 있는 이유가 궁금해져 혼잣말하듯 아이에게 물었다. 극장을 … 더 읽기

일상, 건조기 돌아가는 소리

한적한 평일, 건조기 돌아가는 소리를 1시간 넘게 듣고 있다. 퇴사하고 한 달만에 집순이 루틴에 적응해 버렸다. ‘전기세가 평소보다 더 나오겠구나.’ 일을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으로 이런 저런 시도들을 해보지만, 대부분은 집안 일이고 빌려온 얇은 책들은 1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50대, 이혼녀, 실직자로 가득 채워졌다. 정답을 찾고 싶은 검색 덕이다.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 더 읽기

양육비, 끝나지 않는 싸움

2022년 내 급여로는 생활비도 빠듯했기에 아이 학비는 연체되고 있었다. 부족한 학비는 출자금에서 차감하는 걸로 학교 측과 이야기를 하고 졸업을 시키자며 뜻을 모았다. 아이는 아빠를 만나 졸업만 시켜달라고 부탁해 보겠다고 했다. 모두가 아이의 무사졸업을 기원하고 있었던 때였다. 아이가 그 길을 나설 때 표정은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아빠가 자신의 뜻을 들어 줄거란.. 하지만 아이는 온 몸을 떨며 … 더 읽기

저는 보호자가 없습니다

오늘이 공휴일이 아니라면 한창 출근 준비를 하고 있을 시간이다. 일과의 시작은 건강한 긴장이었다. 일에 대한 기대와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할 수 있는 출근길은 감사한 시간이었다. 가는 길에 라떼를 잊지 않고 라떼를 사 들고 가던 나의 모습이 그립다. 2021년 2월 입사 2022년 11월 변호사 선임 2023년 2월 원룸으로 이사2023년 2월 쿠키양 무지개 다리 건넘2023년 7월 생애 첫 … 더 읽기

50대 실직자의 낯선 산책기

해가 있을 때 걷고 싶어 서둘러 긴 모직코트에 얇은 목도리까지 두르고 산책길을 나섰다. 오랫동안 집안에서만 지내는 은둔형은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모른다더니 딱 그 꼴이다.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소리를 내며 불편한 걸음을 하는 장애인이 앞서 걸어가고 있다. 보호자로 보이는 분은 그와는 조금 떨어져 앞서 걷고 있었다. 어쩌다 그와 걸음 속도가 비슷해져 꽤나 긴 코스를 내내 같이 … 더 읽기

병원에서, 일을 안하면 어때요?

시간에 매이지 않아 한적한 병원 나들이, 무직자 답게 여유로웠다. 전정 어지럼증약이 듣지 않는 것인지 전정 어지럼증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인지 약이 소용없는 날이 이틀째 지속되고 있다.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은 생계보다 자기효능감이나 인정욕구를 채울 수 있어서 일을 했을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래왔다. 그게 왜요? 내가 무엇이 되어야만 사랑 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학교 다닐 때에는 공부를 … 더 읽기

아이의 대학 첫 OT 경험과 부모의 마음

오늘 아이가 합격한 대학에 OT가 있는 날이다. 극성 맞아도 좋았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궁금했고 무엇보다 아이가 다니는 등하굣길이 궁금했다. 차를 갈아타고 30여분을 달려 낯선 ○○에서 내렸다. 우리는 미리 알아둔 한 중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범박동 있는 「차이나 몽 」과 같은 가게인지 궁금해 했지만, 알 수 없었고 중요하지 않았지만 찹쌀 탕수육 맛은 비슷했다. 전남편이 구로에 있는 유명한 … 더 읽기

50대 실직자의 6시 알람은 울리지 않는다.

6시 알람을 꺼두었다.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던 부지런한 손놀림도 멈췄다. 새벽에 깨어나도 다시 잠들려 애쓰지 않아도 되었다. 회사 단톡방을 나왔다. 업무 카톡 외에는 조용했던 카톡이 주말처럼 내내 조용해졌다. 한 분 한 분 인사 드렸으니 되었다. 산책을 나가다 이제는 출근길이 아니라는 사실에 아려왔다. 회사에서의 낮시간이 벌써 그립다. 아침 인사하는 동료들, 내 이름을 부르며 업무를 요청하는 동료들, 아침마다 … 더 읽기

실직 이후의 삶, 유튜버?

오늘 유튜브에 첫 영상을 올렸습니다. 3분 영상 하나를 만드는데 반나절을 썼습니다. 물론 첫 영상이라 틀을 잡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습니다. 올리고 나니 자막 위치는 아래로 조금 내려와야겠고 하고 싶은 말 한마디로 뾰족한 주제로 3분 정도의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 하고 싶어요. 편집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도록 하려고 합니다.한부모 가장이 실직하면 생의 위협을 받지만 그래도 일상을 살아내려는 … 더 읽기